"이제 고국서 편히 잠드소서"... 징용희생자 위령제
기사입력 2009.08.26. 오후 2:14 최종수정 2009.08.27. 오전 8:22
양산 천불사서 25일 봉환 유골 안치... 명복 기원
경남 양산시 웅상읍 천불사에서 열린 `태평양전쟁 한국인 강제징용 희생자 유골 봉환 및 합동위령제'에서 신도들이 희생자 유골을 납골당인 극락원으로 옮기고 있다.
(양산=연합뉴스) 황봉규 기자 = "태평양전쟁에 꽃다운 청춘을 빼앗기고 일본 땅에 강제징용돼 밤낮없는 노동과 굶주림, 질병에 시달리다 고귀한 목숨을 희생당한 영령들이여 이제 고국에서 편히 잠드소서"
태평양전쟁 당시 일본에 강제징용 등으로 끌려가 희생된 한국 민간인의 유골 110구가 65 년만에 고국으로 돌아와 경남 양산의 천불사 극락원에 안치됐다.
`태평양전쟁 희생자 봉환위원회'는 26일 오전 11시 양산시 웅상읍에 위치한 재단법인 선학원 천불사에서 태평양전쟁 한국인 강제징용 희생자 유골 봉환 및 합동위령제를 갖고 희생자들의 원혼을 위로했다.
불교합창단과 불자 가수의 추모공연을 시작으로 엄숙하게 진행된 이날 위령제에서 봉환위원회 도재율 집행위원장은 추모사를 통해 "태평양전쟁에 강제징용돼 희생된 분들의 유골과 원혼을 천불사에 안치하고 삼가 머리숙여 극락왕생을 기원하고 명복을 빈다"고 애도했다.
양산시 안기섭 부시장도 "뒤늦게나마 고국에 안긴 영령들께 깊은 위로와 명복을 빈다"며 "고귀한 희생이 조국이 민주선진국가로 발전하는 밑거름이 됐다"며 추도사를 했다.
이번 유골 봉환에 주도적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진 일본 종교법인 평화사 본산 도고이 지호 관장은 "일본의 여러 사찰에 흩어져 있는 유골을 수습해 봉환했으나 아직 일본에는 수십만 기의 희생자 유골이 존재하고 있다"며 "앞으로 유골 봉환을 위해 계속 협력할 것"이라는 말로 희생자들의 넋을 기렸다.
태극기에 감싼 희생자들의 유골은 위령제가 끝난 직후 천불사 신도들이 1기씩 인근 극락원으로 조심스레 안치하면서 영원한 안식에 들어갔다.이날 위령제에는 봉환위원회 봉안위원장인 천불사 회주 도봉 스님과 안부수 추진위원장을 비롯한 봉환위원회 관계자와 지역 기관단체장, 천불사 신도 등 500 여명이 참석해 희생자들의 원혼을 위로했다.
26일 경남 양산시 웅상읍 천불사에서 열린 `태평양전쟁 한국인 강제징용 희생자 유골 봉환 및 합동위령제'에서 참석자들이 분향하고 있다.
또 오는 10 월 28 일 실시되는 양산 국회의원 재선거에 출마를 선언한 한나라당 박희태 대표의 부인 김행자 여사와 한나라당 예비후보로 등록한 김양수 전 국회의원, 유재명 해양연구원 책임연구원 및 야권후보로 거론되는 송인배 전 청와대 비서관 등도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한편 봉환위원회는 태평양전쟁때 강제징용돼 일본의 광산과 발전소, 군사시설 건설현장 등에서 일하다 숨진 희생자들의 유골이 이번에 봉환된 유골 외에도 일본 각 사찰에 37 만여구(민간인 35 만여구, 군인 2만여구)가 방치돼 있다고 밝혔다. 봉환위원회는 오는 10~11월께 300~500 여구의 유골을 들여오는 등 2~3차 봉환을 계속 추진할 방침이다.
봉환위원회 안부수 추진위원장은 "추가 봉환을 위해 일본의 관련 단체와 계속 협의를 하는 한편 강제징용 희생자들의 유골 봉환이 범국민적 운동으로 승화되길 기원한다"고 말했다.그는 이어 정부기구인 일제강점하 강제동원피해 진상규명위원회가 유골의 신분이 확인된 상태가 아니라는 지적에 대해 "이번에 봉환된 유골은 일본 정부에서 명단을 작성해 봉환을 허가한 것"이라며 "혹시 동명이인이 있을 수 있다는 측면에서 규명위측을 만나 차질없도록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26일 경남 양산시 웅상읍 천불사에서 열린 `태평양전쟁 한국인 강제징용 희생자 유골 봉환 및 합동위령제'에서 일본 종교법인 평화사 본산 도고이 지호 관장이 분향하고 있다.
기사출처
https://news.naver.com/main/read.naver?mode=LSD&mid=sec&sid1=102&oid=001&aid=0002832692